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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온 글

인생별곡(人生別曲)

by 캘리 나그네 2021. 2. 12.

El Capitan(Yosemite National Park, CA)

 

 

이 몸은 공적(空寂)하여

나도 없고 내 것도 없으며,

진실(眞實) 한 것도 없다.

 

이번 생(生) 잠시 인연(因緣) 따라 나왔다가

인연(因緣)이 다 되면,

인연(因緣)따라 갈 뿐이다.

 

장작 두 개를 비벼서 불을 피웠다면

불은 어디에서 왔는가

장작 속에서 왔는가, 아니면 공기 중에서,

그도 아니면 우리의 손에서 나왔는가,

 

아니면 신(神)이 불을 만들어 주었는가.

다만 공기와 장작과 우리들의 의지가

인연 화합(因緣化合)하여

잠시 불이 만들어졌을 뿐이고,

장작이 다 타고나면 사라질 뿐이다.

 

이것이 우리 몸을 비롯한

모든 존재(存在)의 생사(生死)이다.

 

불을 어찌 고정(固定)된 실체라 할 수 있겠으며,

나라고 내세울 수 있겠는가.

 

다만 공(空)한 인연 생(因緣生)

인연 멸(因緣滅)일뿐이다.

 

여기에 내가 어디 있고,

내 것이 어디 있으며 진실한 것이 어디 있는가.

 

다 공적(空寂)할 뿐이다.

이 몸 또한 그러하다.

 

인연 따라 잠시 왔다가 인연따라 잠시 갈 뿐

나도 없고, 내 것도 없다.

 

그러할진대 어디에 집착(執着)하고,

무엇을 얻고자 하며,

어딜 그리 바삐 가고 있는가.

갈 길 잠시 멈추고 바라볼 일이다.

 

- 심진스님 -

 

 

Liberty Cap & Nevada Fall(Yosemite National Park, 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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