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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온 글

수건

by 캘리 나그네 2020. 12. 23.

 

 

 

눈 내리는 수도원의 밤

잠은 오지 않고

방안은 건조해서

흠뻑 물에 적셔 널어놓은 수건이

밤사이에 바짝 말라버렸다

저 하잘것 없는 수건조차

자기 가진 물기를 아낌없이 주는데

나는 그 누구에게

아무것도 주지 못하고

켜켜이 나뭇가지에 쌓이는

눈송이도 되지 못하고 

 

<정채봉, '수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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