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공1 생의 끄트머리에서 황혼이 찿아왔고 사위는 고요하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남기려 한다. 내 삶을 국민에게 고하고, 역사에 바치는 마지막 의식으로 알고 지난 세월을 경건하게 풀어보겠다. 막상 마지막이라니 후회없는 삶이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나는 내 일생이 고난에 찼지만 결코 불행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엇을 성취해서가 아니라 바르게 살려고 나름대로 노력했기 때문이다. 역사 속에는 존경하는 인물들이 숱하게 많다. 그들과 교감하고 그들에게 영감을 얻어 나를 성장시켰지만 어떤 위인의 생과도 나의 일생을 바꿀 생각이 없다. 나는 내 삶을 사랑한다. 열 번 다시 태어나서 똑같이 살라 해도 기꺼이 되풀이해서 살 것이다. 격동의 굽이굽이를 헤쳐 여기에 서 있다. 돌아보면 어디서 그런 용기를 퍼 왔는지 잘 모르겠다. 나는 일제 강점기,.. 2020. 12.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