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재1 그 시절의 겨울 백열전등이 희미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의 골목. "신문이요!" 를 외치는 소년은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뜀박질을 하고, 두부상자 몇판 올려놓은 지게를 짊어진 두부장수 아저씨는 얇은 면장갑을 낀 손으로 딸랑! 딸랑! 종소리를 내며 좁은 골목길을 누비고 있다. 조카녀석의 고사리같은 차가운 손은 늦잠자는 장발(長髮)의 내 머리를 흔들며 빨리 일어나 학교가라고 깨운다. 버스정류장을 향해 종종걸음을 내딛는 눈덮힌 길엔 타다만 연탄재가 뒹굴고 있다. 미끄러운 언덕길에 연탄재를 깨트려 부삽으로 뿌리던 구멍가게 아줌마. 승객들을 안으로 밀어넣기 위해 난간의 손잡이에 매달려 몸부림치던 버스안내양. 달랑 네개의 테이블이 놓여 있는 작은 가게안에 19공탄 연탄난로를 피워놓고, 혼자 서있기에도 .. 2016. 12.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