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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온 글

아들아, 삼 만원만 다오

by 캘리 나그네 2018. 12. 15.


"애비야, 돈있으면 삼 만원만 주고 가라" 
"없어요" 

80이 넘은 아버지가 출근하는 아들에게 3만원만 달라고 얘기하지만 
아들은 매정하게 거절하고 현관문을 나간다. 

아버지는 이웃 노인들과 어울리면서 
얻어 먹기만 했던 것을 한 번이라도 갚고 싶었던 것이다. 

설거지를 하면서 부자간의 대화를 듣고있던 며느리가 
시아버지의 그늘진 얼굴을 보더니 남편의 뒤를 쫒아 밖으로 나선다. 

차를 타려는 남편을 불러 세워 손을 내민다. 
"여보, 돈 좀 주고 가요" 
"뭐 하게? " 
"애들 옷도 사입혀야 하고 동창 계모임도 있어요" 

남편은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돈을 헤아리며 
담배, 커피, 점심... 하고 읊조린다
그러는 남편의 지갑을 빼앗아 달랑 몇푼만 남겨놓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벽에 기대어 앉아 천정을 바라보고 있는 시아버지께 돈을 내민다. 
"아버지, 이 돈으로 친구분들과 약주도 드시고 잡숫고 싶은 것도 사서 드세요" 
시아버지는 며느리의 마음 씀씀이가 더없이 고맙기만 하다. 

퇴근해 돌아온 남편이 아이들 얼굴이 왜 이렇게 지저분하냐고 묻는다. 
이튿날도, 그 다음 날도... 아이들의 행색은 갈수록 더러워진다. 
윤기가 흐르던 아이들이 길거리 거지처럼 변했다. 

남편은 화가나서 아내에게 고함을 지른다. 
"여편네가 하루 종일 뭐 하길래 아이들을 거지처럼 만들어 놓은거야" 

남편의 화난 소리를 듣고 있던 아내도 같이 화를 낸다. 
"애들을 곱게 키워 봐야 당신이 아버지가 달라시던 3만원을 냉정하게 거절했듯이 
아이들도 보고 배운 게 있어 나중에 우리가 늙어서 3만원만 달래도 안 줄거 아니예요? 
앞날이 빤히 보이는데 애들은 깨끗이 키워서 뭐하게요?"

아내의 말에 고개를 들지 못한 남편이 늙은 아버지의 방문을 연다. 
아버지는 아들의 무정함을 잊고 어서 들어 오라고 한다. 
"회사 일은 고되지 않니?"  "환절기엔 감기 조심해야 한다" 

마치 어린애를 대하듯 아버지는 아들의 건강을 염려하는 것이다. 
아버지의 더 없는 사랑에 아들이 엎드려 운다. 

독일 속담에 
"한명의 아버지는 열 아들을 키울 수 있지만 
열 아들은 한 아버지를 봉양하기 어렵다" 는 말이 있다. 

부모는 늘 자식이 배부르고 따뜻한지를 묻지만, 
자식들은 부모의 배고프고 추운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자식들의 효성이 아무리 지극해도 부모의 사랑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우리는 부모가 짐이 되고, 
효도를 귀찮게 여기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효도는 가족을 사랑으로 묶는 밧줄과도 같은 것이다. 
효(孝)의 씨앗을 심고 가꾸는 일은 먼저 실천해서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 퍼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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