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차를 타거나 내릴 때면 나오는 소리가 있다. “으샤” “끄~응”. 마치 오래된 녹슨 기계가 소리를 내듯 몸을 움직일 때마다 나도 모르게 저절로 나오는 소리다. 그런데 나만 그러는 게 아니다. 40년을 함께 살아온 마눌님도 의자에서 일어나거나 앉을 때면 "어챠" 집에서 스트레칭을 할 때는 "아야야".
지인들과 근교에서 하이킹을 하다 보면 그 풍경은 더욱 확연해진다. 휴식을 취하거나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주저앉을 때면 여기저기서 "으챠" "아이고" 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순간이 내겐 묘한 위안(慰安)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같은 소리와 리듬으로 합창하는 것에 동질감(同質感)을 느끼며 위로가 되는 것이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평범한 일상의 움직임 속에서 이런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나이를 숫자로만 알 수 있는 게 아니듯 이것 또한 세월이 주는 징표(徵表)로 생각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뼈마디가 어긋나는 소리가 나온다 해도 내 몸이 아직은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證據)이고, 같은 리듬으로 살아가는 동지들이 있다는 표시여서다.
저절로 나오는 소리는 단순한 신음(呻吟)이 아니다. 몸이 살아있는 소리이자 삶이 이어지는 작은 음악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이 소리도 사라질 것이다. 나는 그날이 올 때까지 저절로 나오는 소리를 소중하게 생각하려 한다. 함께 살아가고, 버티고, 웃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몸이 나이를 알려주는 가장 인간적인 화음(和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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