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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온 글

메밀국수와 막국수의 차이

by 캘리 나그네 2019. 1. 26.


‘영광정 메밀국수’의 메밀국수. 박미향 기자



척박한 땅, 추운 날씨 등 자연환경이 그다지 좋지 못했던 강원도는 주로 구황작물로 

끼니를 해결하던 지역이었다. 


하지만 참살이가 일상에서 중요해지면서 슴슴하고 담백한 강원도 제철 음식이 주목받은 지 오래다. 

그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강식은 칼로리가 낮은 메밀 음식. 메밀묵, 메밀국수, 막국수, 메밀국죽, 

메밀적, 메밀전병, 메밀만두 등 셀 수가 없다. 


기온이 내려가고 차가운 칼바람이 불면 따스한 국물이 그립겠지만, 

진짜 겨울 별미는 차가운 메밀국수다. 평양냉면이 탄생한 계절도 겨울이 아니던가!


강원도 양양군에 있는 낙산사에서 차로 5~6분 거리에 있는 강현면 장산리와 사교리 일대는 

메밀국수 전문점 몇 개가 모여 있는 촌이다. 


강현초등학교에서 서쪽으로 좁은 도로를 달리면 왼쪽엔 군부대가, 오른쪽엔 메밀국수 집들이 나타난다. 

그중에서 ‘영광정 메밀국수’(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사교리 240-2/033-673-5254)는 다른 지역에서 

대형버스를 빌려 수십 명이 찾아올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푸짐한 메밀 면과 아삭한 동치미 무, 소복하게 올라간 깨와 김 가루 등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동치미 국물이 따로 나오기에 취향에 따라 부어 먹으면 된다. 면 아래 깔리는 오이는 신선하고, 

빨간 양념은 그다지 맵지 않다. 별맛이 없어 보이는데, 그것이 이 집 메밀국수의 진짜 맛이다.


김순경(80) 원로 음식평론가는 “동치미 국물에 메밀 면을 말아 먹는 ‘동치미 메밀국수’는 

이 집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주인이 직접 동치미를 담그는데, 동치미 국물엔 일절 다른 것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이 집 옆엔 간판 없이 강원도 감자떡 등을 파는 곳이 있는데, 간 김에 함께 맛 경험을 해도 좋을 만하다. 

‘진솔메밀국수’, ‘메밀꽃향기’, ‘실로암메밀국수’ 등이 인근에 있다. 

이들 중 실로암메밀국수(양양군 강현면 장산리 228/033-671-5547)는 대중매체에 자주 소개된 

유명한 메밀국수 전문점이다. 




‘영광정 메밀국수’의 메밀전병. 박미향 기자



강원도 다른 지역에도 메밀국수나 막국수 식당이 많다. 

홍천의 ‘영변막국수’는 가장 오래된 집으로 알려져 있고, 인제에 있는 ‘서호수모밀국수’는 

옛날식 메밀국수 맛을 제대로 내는 곳이라고 한다.


이쯤 되면 메밀국수와 막국수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궁금해진다. 

재료도 같고 맛도 차이가 없다. 


둘은 그저 같은 음식인데 장삿속이 개입되면서 ‘막국수’란 이름이 탄생했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고, 막국수는 메밀국수보다 껍질을 대충 벗겨 반죽해서 면발에 점이 보이는 것이 

다른 점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막국수’란 이름엔 스토리텔링이 있다. 

메밀을 ‘막’ 갈아서 만든, 훈훈한 서민음식이라는 이야기다. 

1970년대 외식이 보편화하면서 등장했다. 


김 음식평론가는 “예부터 강원도 사람들은 메밀국수를 집에서 해먹었다”면서 

“좋은 이름이 있는데 굳이 막국수라고 부를 필요가 있을까 싶다”고 한다.


흰 이에 착착 감기는 메밀 면의 새침한 맛은 매서운 겨울과 찰떡 궁합이다.



강원도 

동쪽은 동해, 북쪽은 북한이 접해있는 지역이다. 

’강릉‘과 ‘원주’를 따 만든 이름이다. 설악산 등 산지가 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산악도’(山岳道)로 분류한다. 


100m이하의 저지대는 강원도 총 면적의 5.6%에 그치고, 그 외는 전부 산지다. 

강원도의 최북단 위도는 ‘북위 38도37분’으로 국내에서 가장 북쪽에 닿아있다. 

설악산, 철원, 인제 등 가장 추운 고장을 여럿 포함하고 있다. 

강원도 동해안은 여름철 국내 휴가지로 가장 인기 높지만, 최근에는 겨울철 여행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원문보기:메밀국수와 막국수의 차이

↑ 춘천 막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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