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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8

두려워 마라 두려워 마라 아무것도 두려워 마라 실패도 상처도 죽음마저도 실패는 나를 새롭게 하는 것 버릴 건 버리고 나 자신이 되는 것 상처는 나를 강하게 하는 것 그 상처로 상처 난 이들을 품어가는 것 두려워 마라 시련 속에서 계시가 온다 한번 울고 한번 웃고 너의 길을 가라 - 박노해 시인의 숨고르기 ‘두려워 마라’ 2021. 10. 1.
긴 하루의 생 갑갑하고 피로하고 단조로운 일상이 엄존할지라도, 이 지상에서 나의 하루하루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고귀하고 신비롭고 장엄한 것일 수 있음을 나는 강렬히 느낀다. 우리는 삶이라는 선물을 마음껏 누려야 한다.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남김없이 살아야 한다. 인생의 골수까지 맛보며 살아낸 시간, 여정의 놀라움과 불꽃의 만남의 시간, 눈부신 절정 체험이 내면의 느낌으로 새겨지는 시간, 영원의 시간으로 합류하는 생의 시간, 그 ‘긴 하루’를 살아야 한다. - 박노해 - 2021. 8. 6.
길을 잃어보았나 길을 잃어보았나 여행 길에서 태양 아래서 길을 잃어보았나 사랑 안에서 길들 속에서 몇 번이고 길을 잃고 홀로 울어보았나 그때, 그러니까 그 낯선 곳에서 무엇이 찾아왔던가 놀라움이 새로운 길이 또 다른 내가 그러니 일어나라 다시 걸어라 내가 진짜로 원하는 무언가는 다 길 밖에 있으니 길을 잃어버려라 나를 잃어버려라 - 박 노 해 - 출처: 박노해의 숨고르기-길을 잃어보았나(nanum.com) 2021. 6. 17.
오월의 꽃 -박노해 봄부터 숨 가빴다 피고 지고 피고 지고 연달아 피어나던 꽃들 문득 5월이 고요하다 진달래도 목련도 벚꽃도 뚝뚝 무너져 내리고 새 꽃은 피어날 기미도 없는 오월의 침묵, 오월의 단절 저기 오신다 아찔한 몸 향기 바람에 날리며 오월의 초록 대지에 붉은 가슴으로 걸어오시는 이 장미꽃이 피어난다 그대 꽃불로 피어나려고 숨 가쁘게 피던 꽃들은 문득 숨을 죽이고 대지는 초록으로 기립하며 침묵했나 보다 피와 눈물과 푸른 가시로 오월, 붉은 장미꽃이 걸어오신다 - 박노해 시인의 숨고르기 ‘오월의 꽃’ 출처: https://www.nanum.com/site/3062282 2021. 5. 27.
이별은 차마 못했네 사랑은 했는데 이별은 못했네 사랑할 줄은 알았는데 헤어질 줄은 몰랐었네 내 사랑 잘 가라고 미안하다고 고마웠다고 차마 이별은 못했네 이별도 못한 내 사랑 지금 어디를 떠돌고 있는지 길을 잃고 우는 미아 별처럼 어느 허공에 깜박이고 있는지 사랑은 했는데 이별은 못했네 사랑도 다 못했는데 이별은 차마 못하겠네 웃다가도 잊다가도 홀로 고요한 시간이면 스치듯 가슴을 베고 살아오는 가여운 내 사랑 시린 별로 내 안에 떠도는 이별 없는 내 사랑 안녕 없는 내 사랑 출처: 박노해의 숨고르기(nanum.com) 클릭 ☞ 세월호 7시간 이제는 밝혀라 (daum.net) 클릭 ☞ 4.16세월호참사 온라인 기억 공간 - (416foundation.org) 2021. 4. 17.
어머니의 새해 강령 설날이 오면 어머니는 어린 우리 형제자매를 장작불에 데운 물로 목욕을 시킨 후 문기둥에 세워놓고 키 금을 새기면서 작년보다 한 뼘이나 더 커진 키를 보며 봐라, 많이도 자랐구나 어서어서 자라나거라 함박꽃처럼 웃으며 기뻐하셨다. 설날이 오면 어머니는 어린 우리 형제자매를 깨끗이 빨아 다린 설빔으로 갈아 입힌 후 둥근 상에 앉혀놓고 떡국을 먹이며 일 년 내내 부지런히 일해서 모아낸 저축통장을 펴보이며 봐라 우리 집 희망통장이 많이 늘었단다 올해도 열심히 공부해 진학하거라 햇살처럼 웃으며 기뻐하셨다. 설날이 오면 어머니는 언제부터인가 우리 형제자매에게 키가 얼마나 더 자랐는지 키 금을 재지도 않고 돈을 얼마나 더 모았는지 통장을 펴보지도 않으시네. 올 설날 아침에도 둥근 상에 모여 앉아 떡국을 나누어 먹이시며.. 2021. 2. 12.
박노해의 걷는 독서 이 광활한 우주 이 무한한 시간 그리고 단 한 번뿐인 인생 - 박노해 Sudan, 2008. 사진 박노해 2021. 1. 7.
새 아침의 기원 새해에는 남 부럽지 않게 살겠다고 홀로 다짐하지 않게 하소서 좀 부러워도 하고 질투도 하면서 모자란 만큼 착실하게 살게 하소서 새해에는 신세지지 않고 살겠다고 홀로 다짐하지 않게 하소서 허점도 있고 좀 기대기도 하면서 서로 의지하고 갚아가며 살게 하소서 새해에는 한 점 허물.. 2020. 1. 25.